나의 시 문장

봄이라는 데 왜 이러지

헤스톤 2008. 4. 10. 11:45

 

           

 

 

 

 


 

   봄이라는 데 왜 이러지  (박 형 순)

 

 

    따스한 봄 내음이 스며들어  

   벚꽃들이 저마다 크기를 자랑하며

   동네방네 쏘다녀도 즐겁지가 않다

 

   노오란 개나리가 열심히 손짓하고

   빠알간 진달래가 아무리 유혹해도

   흥이 나지 않는다

 

   활짝 웃고 있는 꽃들을 보고도

   적절한 시어가 떠오르지 않고

   연두색의 어린 나뭇잎들이

   천진난만한 웃음을 흘려도

   어울리는 글귀가 생각나지 않는다

 

   하늘거리는 수양버들이

   강물에 비치어도

   깊이있는 단어가 무엇인 지 모르겠다

 

   진정으로 그리워 하던 봄이건만

   수년동안 얼어붙은 마음은

   부드러운 미소를 맞이할 준비도 없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 지

   꽃피고 새우는 봄이 온 줄도 모르고

   어두침침한 미로의 얼음동굴속에서

   빠져 나올 줄 모르고 있다

 

   이상하게 꼬여버린 인생은

   차디찬 겨울만을 고집하고 있으니

   봄날들은 답답해 죽겠다고

   계속 아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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