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이 지나고 (박 형 순)
아버지 가신 지 어느덧 2개월
유엔데이라고 하던 날 가시고
크리스마스를 맞이 하였으니
사십구재 지나고 2주가 더 가고
어머니 마음속엔 언제나 아버지
하느님 덕분에 쉬는 날이니
아버지 계신 곳에 가자고
아버지를 덮고 있는 낙엽을 걷어내니
햇빛을 쓸 수 있다고 좋아 하시고
널려 있는 마른 국화와 화환을
낙엽과 함께 불 사르니
아버지가 불꽃되어 올라가면서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다고
멀리 멀리 올라간 자리에
까마귀 한 마리 울며 지나가고
오늘도 이렇게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시간은 흘러가지만
아버지 주변의 대나무들은
계절과 관계없이 푸르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