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명순이 아버지 6

헤스톤 2019. 3. 22. 12:28

 

 

6. 성공 가도

 

별쭝이는 일단 소들을 처분한 돈으로 고향 근처에 있는 산들을 샀다. 대부분 '고 부잣집'의 산들이었는데, 

경사가 심한 산들로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것이기에 싸게 살 수 있었다. 서울 근교에 있는

흙산도 하나 샀다. 서울 근교의 산은 지방의 산과 달라서 꽤 비싸게 주고 살 수밖에 없었기에 모자라는

돈은 대출을 받았다.  

별쭝이가 모든 재산을 털어 고향의 산들과 서울 근교의 산을 구매한 이유는 '공화당 정권'의 경제개발

계획에 따른 각종 건설에 착안한 것으로 건축자재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었다. 급격한 인구 증가에 따라

주택 건설이 붐을 이뤘기 때문에 벽돌과 레미콘을 생각했다. 서울에 벽돌공장을 세우고 고향인 재근면

에는 레미콘 공장을 세웠다. 별쭝이는 서울을 왔다갔다하며 시간을 보냈다. 

산을 깎아서 나오는 흙으로 벽돌을 찍어댔다. 예상대로 벽돌수요는 엄청났다. 밤낮으로 열심히 공장을

가동시켰더니 주체 못할 정도로 돈이 들어왔다. 매일매일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오는지 사무실은 돈

냄새로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이었다. 건설현장에서 받은  돈이라 그런지 먼지도 많아 돈 다발에서 떨어

지는 쓰레기를 청소하는 전담 직원이 있을 정도이었다. 그리고 얼마나 벽돌을 많이 만들었는지 높은

산들이 점점 평평하게 되었다. 레미콘 공장에서도 엄청난 돈이 쏟아져 들어왔다.

 


산의 흙과 돌로 건축자재를 만들면서 경사가 있던 산들이 평탄하게 되었다. 평탄하게 된 땅들은 엄청나게

값이 뛰었다. 당초 임야이었던 것을 대지나 공장용지로 형질 변경시켜서 비싸게 팔 수 있었다. 특히 서울

근교의 땅은 형질 변경후 엄청나게 값이 뛰었고, 여기에서 상상이상의 큰 돈을 벌 수 있었다. 은행에서

대출받았던 돈의 수백배를 은행에 저축하였다. 

그리고 일부 돈으로 다시 다른 야산들을 산 후, 땅을 파서 벽돌을 찍어댔다. 그리고 경사가 있는 산이 평평

해지면 다시 대지나 공장용지로 형질변경을 시켜 더 큰 돈을 벌어들였다. 이렇게 땅을 팔아서 벌어들이는

돈이 벽돌이나 레미콘을 팔아서 번 돈보다도 훨씬 많았다. 어느덧 별쭝이는 준재벌이 되었다.


별쭝이가 준재벌로 성장하는 동안 동네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별쭝이가 고향에 베푼

각종 시설과 별쭝이의 공장에 다니면서 돈을 벌게 된 고향 사람들 탓으로 재근마을은 전국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높은 마을이 되었다는 것이다. 재근마을 사람들은 모두 큰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별쭝이는 동네에 학교 건물을 짓거나 하천을 정비할 때 큰 돈을 내놓았고, 동네 사람들의 애경사시 재정적

부담을 거의 도맡아 처리하면서 큰 인심을 얻었다. 옆 동네의 일에도 크게 관여했다. 따라서 재근마을

주변뿐만 아니고, 군(郡) 전체를 통틀어 그의 혜택을 보지 않은 지역이 없었다. 자연히 고향에서 그의

인기는 대단했다. 차기 국회의원은 별쭝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한편 '고 부잣집'의 가세(家勢)는 기울어 갔다. 결국 별쭝이가 그 집을 사들여 '고 부잣집'의 커다란 집에는 

별중이의 본처와 자식들이 들어가서 살게 되었다. 별쭝이의 자식들은 으쓱거리며 동네를 활보하고 다녔다. 

난들댁을 비롯한 '고 부잣집'의 식솔들은 모두 서울로 이사를 했다. 별쭝이가 서울에 큰 집을 지어 주거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생활비도 넉넉하게 대주었다.

별쭝이가 준재벌로 성장하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던 것은 어찌 보면 순전히 난들댁을 차지하기 위함이었고, 

본인 스스로도 이에 대하여 부정하지 않았다. 고향사람들도 다 알고 있었기에 별쭝이가 난들댁과 가까이

지내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별쭝이의 본처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별쭝이에 대한 고향 사람들의 엄청난

인기 덕분인지 난들댁도 차츰 별쭝이를 마음에 품게 되었다.


난들댁과의 첫날 밤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소문대로 '고 부잣집'의 아들이 남자구실을 못한

탓으로 난들댁은 처녀의 몸이었다. 함께 밤을 보내면서 별쭝이가 느낀 황홀함은 세상을 정복한 것보다

더 큰 것처럼 보였다. 첫날뿐만 아니고 난들댁과 함께만 있으면 그저 좋았고, 보고만 있어도 너무 좋았다. 

난들댁과 함께 있으면 새로운 욕구가 솟구쳤고, 맛보지 못했던 희열을 느꼈다. 그리고 좋은 일도 많이

생겼다. 정권 실세로부터 감투에 대한 연락이 오거나 큰 계약이 이루어지곤 하였다. 

난들댁을 위해 서울에 큰 집을 마련해준 이후 난들댁은 별쭝이를 지아비로 떠받드는 여자가 되었다. 

동네에서도 난들댁을 별쭝이의 여자로 모두 인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동네사람들이 인정한다고는

하지만, 1부 1처제의 사회에서 남들의 눈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런 이유로 고 부잣집의

식솔들을 모두 서울로 이사시켜서 난들댁이 동네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도록 하였다. 둘의 관계에 대한

소문이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별쭝이는 서울에서 생활하는 날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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