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입춘을 보내며

헤스톤 2016. 2. 4. 21:24

 

 

(동림 진종한 님의 작품)

 

 

입춘을 보내며

 

 

입춘이라고

시서화에 능한 친구가 

"立春大吉"이라고 써서 보냈기에

큰 吉을 담을 만한 그릇이 못돼

吉을 조그맣게 나눠서

줄 수 없겠느냐고 물으니

겨울을 덜어내고 받으란다

 

여기저기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고 아우성이다

계절 저쪽에 있는 소리를 듣다니

참말로 귀도 밝다

나는 귀를 세워도 들리지 않아

어디서 오고 있는지

하루종일 까치발로 서성거렸더니

봄 냄새는 나지 않고

저만치서 겨울이 훌쩍거리며

짐을 쌌다 풀었다 하고 있다

 

 

 

(말러 임성환님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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