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림 진종한 님의 작품)
입춘을 보내며
입춘이라고
시서화에 능한 친구가
"立春大吉"이라고 써서 보냈기에
큰 吉을 담을 만한 그릇이 못돼
吉을 조그맣게 나눠서
줄 수 없겠느냐고 물으니
겨울을 덜어내고 받으란다
여기저기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고 아우성이다
계절 저쪽에 있는 소리를 듣다니
참말로 귀도 밝다
나는 귀를 세워도 들리지 않아
어디서 오고 있는지
하루종일 까치발로 서성거렸더니
봄 냄새는 나지 않고
저만치서 겨울이 훌쩍거리며
짐을 쌌다 풀었다 하고 있다
(말러 임성환님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