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괜찮은 인간
좀 괜찮게 산다는 것은
건강을 사랑하듯이
아픔도 사랑하면서
슬픔도 즐길 줄 알고
때로는 돈이 날라와도 쓱 피하면서
웃을 줄 아는 것
간혹 손가락질이 쌓여서
먹구름이 드리워도
기어코 한줌의 햇빛을 찾아내어
떳떳하게 길을 열어 가며
흰 머리와 주름살이 늘어도
하나도 늙은 것 같지 않은 것
멋대로 돌아다니는
새나 바람보다도
인간으로 태어난 것을
큰 자랑으로 알고
겨울에도 푸른 빛으로 살면서
남들보다 아주 조금 나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