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스크래치

헤스톤 2016. 1. 19. 10:16

 

 

 

스크래치

 

 

누구나 

살다 보면

삶의 살갗에 몇 개는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한창때 당한 깊은 것들은

가끔씩 생각의 고개를 찾아와

혼잣말을 내뱉게 하거나

주먹을 불끈 쥐게 한다

 

지나온 길의

곳저곳에 달라붙은

얼룩이나 녹들은

강풍에 날라가기도 하고

폭우에 씻겨 내려가기도 하건만

왜 이것들은 훈장처럼 남아서

속을 더 긁어 대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삶의 새로운 막을 올리며

큰 맘을 먹어 본다

불쑥 찾아오는 이것들을

푸른 하늘속에 다 집어넣고

녹이고 다듬어서

예쁘게 미소짓는 별을 만들어

어두운 곳에 뿌려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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