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저쪽이 좋아 보여

헤스톤 2015. 7. 2. 21:55

 

 

저쪽이 좋아 보여 

 

 

오전 내내 바람부는 창 밖에서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고 싶어

난리를 치고 있던 나비 한마리

들어 오기만 하면

콘크리트 벽에 그림을 그리고

책상위로 향기를 뿌릴 것처럼

여러 번 미끌어지면서도

날갯짓을 하더니...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햇빛 쏟아지는 창문에서

나가고 싶어 환장을 한다

창 밖에서는 꽃들이 손짓한다

 

애쓰는 모습이 가상하여

살며시 문을 열어 주니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날아간다

나비는 꽃을 찾아 떠났지만...

지금 내 앞을 꽉 막고 있는 창문은

누가 열어 줄까

나도 나갈 수만 있다면

뜨겁게 사랑을 노래할 것처럼

날갯짓을 하고 있다

 

 

* 바람부는 오전은 창밖에서.. 햇빛나는 오후에는 창안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인다"거나 "이 산보다 저 산이 높아 보인다"는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이쪽에서는 저쪽이 좋아 보이고, 막상 저쪽으로 가면 또 이쪽이 좋아 보인다.

  

   역시 나비는 꽃들과 함께 있어야 어울린다. 나비는 꽃을 찾아 떠날 수 있었지만...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창문은 그 누구 혹은 그 무엇이 열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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