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낮달

헤스톤 2015. 1. 6. 10:56

 

 

 

     낮    달

 

 

낮부터 술 좋아하시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데리고 간 줄 알았는데

비틀거리는 사람도 없어 

불 밝힐 일도 없는 밝은 대낮에

하얗게 질려있는 모습으로

하늘에 살며시 박혀

무엇을 바라보고 있나

 

고향의 산과 내도 변하고

사람들도 다 변했다고 하던데

반백년이 넘도록 똑같은 자리에서

응어리가 떠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봄이 오면 성묘하러 갈테니

묘소나 잘 지키고 있으라고

손을 휘휘 내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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