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낮은 산
가을 향기를 느끼며
시월의 여운이 남았는데
아직 주지 못한 사랑이 남았는데
갑자기 때를 넘겨
훌쩍 건너뛴 것처럼
조석으로 찬바람의 간섭을
심하게 받다보니
속을 자꾸 드러내면서
익숙치 못한 모습으로 불편하다
왠지 슬프다 11월은
가을이면서 가을같지 않고
겨울이라고 하기에는 어설프다
그렇게 떠날 준비를 하더니
목적도 없이 굴러다니는 낙엽들
손을 흔들며 떠나가는 가을 하늘
지금까지 인연을 맺어 온 것들과
기약없이 아주 오랫동안
평행선을 그으며 갈 것 같아 슬프고
위령성월을 알리기에 더 슬프다
차가운 비라도 몇 번 내리면
곱게 물든 조그만 계곡이
울음을 토해 낼 것 같고
곱게 쌓았던 작은 정성도
무너져 버릴 것 같아
제발 큰 이별은 남겨두고
쑥 가게 해달라고 두손 모은다
이 글은 써 놓고 왜 이렇게 마음에 안드는지 모르겠다. 댓글이 달린 것을 보며 수정하면서 다듬어 보길 수차례..
여전히 마음에 안든다. 그래서 블로그에 올려 놓고 제목도 몇 번을 바꿨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11월은 슬프다"라고 했다가 "11월의 나무는 슬프다"로.. 다음엔 "11월의 나무"로 했는데,
이제 "11월의 산"으로 바꾼다. 어쩜 내년 이맘떄쯤엔 전면 수정할 것 같다. 지금 다시 읽어 봐도 계속 손질하고
싶다. 이러다가 괜찮은 작품으로 태어나면 다행이지만 욕심일 것이다. 시간을 두고 다시 수정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