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부도(浮屠)의 전언

헤스톤 2014. 5. 26. 10:17

 

 

 

 

부도(浮屠)의 전언

 

 

새소리 경쾌하고

나비들도 여유롭게 노니는데

부처님 배고프시다고

주지 스님 목이 아프고

보살님들 발걸음이 바쁘다

 

부대끼며 사는 세상에서

그리 멀리 있는 것도 아니거늘

관심밖으로 밀려난지 오래되어

이끼만 잔뜩 낀 浮屠는

탑뒤로 자꾸만 몸을 숨기는

부러진 나뭇가지를 흔들면서

목탁에 맞춰 염불을 한다

 

삶에 악쓰지 마라

있으면 있는 대로 나누고

없으면 없는 대로 살면서

못된 짓 하지 마라

저세상이 편하다고 하지만

가는 길을 재촉 마라

착한 일을 더 하거라

아직 멀었다

 

 

'나의 시 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운 할머니의 촉(觸)  (0) 2014.06.18
친구야! 애쓰지 말자!  (0) 2014.06.03
어느 을(乙)의 서러운 날  (0) 2014.05.14
초라한 詩  (0) 2014.04.21
오늘도 곰국이다  (0) 201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