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애쓰지 말자!
어젯밤에 약 먹었다고
여름날 비온 후
쑥 자란 무처럼 되길 바란다면
도둑놈이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아니 다행이다
눈 뜨고 살아온 날들이
깜짝 놀랄 숫자라는 것을
정말 모르는 것일까
인정하기 싫은 것일까
남과 다르다고 여기는 것일까
여기저기 꽃들을 힐끔거리며
해가 중천에 있을 때처럼
왕성한 꿀을 만들고 있다고
우겨댈 때의 모습은
돌멩이들이 배꼽을 쥐겠다
젊어 보인다는 말
그 말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팽팽한 모습에 집착하며
수시로 먹고 고치고
밤마다 헐떡거리다가
일찍 가버린 슬픈 젊음이
자꾸만 친구의 얼굴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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