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초라한 詩

헤스톤 2014. 4. 21. 15:52

 

 

 

 

 

  초라한 詩

 

 

 

별 관심없이 지나다니던 곳인데

조팝나무의 하얀 꽃들이

무리지어 떠 있는 별처럼 피어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잘 휘어진 미모에 넋이 빠져

펜을 꺼내 문장을 만지작거리다가

詩답지 못한 글을 

조팝나무의 꽃인 것처럼 써 놓고

오고가는 이들이 잠시 멈춰 

감탄하길 바라는 것 같아

부끄럼으로 고개를 숙인다 

 

얼만큼의 정성을 갈고닦아야

홀딱 반할 꽃이 나올 수 있는 것인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데

바위를 뚫고 나와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수줍게 미소짓고 있는 민들레가

제대로 그리지 못한 詩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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