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착한 이웃을 기다리며

헤스톤 2014. 3. 28. 16:26

 

 

 

 

 

  착한 이웃을 기다리며

 

 

해 뜨기 무섭게 몰려다니던 까치들이

두꺼운 옷을 물고 사라졌다

기쁜 소식은 커녕 물어뜯고 싸우면서

온갖 추문만 여기저기 뿌려대더니

점점 길어지는 낮이 두려웠는지

다른 스캔들을 찾아 자취를 감췄다 

엇갈려서 눈이 맞아 산 넘어 갔을까

남은 삶을 태우러 바다 건너 갔을까

 

소통이란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리더 하나 바꾼 것 뿐인데

비리와 가까운 이들의 치정이 드러나

따가운 눈총을 견디지 못한 야반도주로

부풀어오른 풍선만 떠돌고 있다

 

이제 까치 사라졌다 돌아오라 참새들아

지저귀는 소리로 아침문을 열어주던

지난 날의 모습이 그립다

따스한 햇살로 아픈 기억은 씻어버리고

버들잎 물고 나타나길 기다리며

벚꽃 사이로 오는 길을 쓸어 놓는다

 

 

 

   - 사진은 말러 임성환님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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