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사월

헤스톤 2013. 4. 9. 18:48

 

 

    

 

        사       월

 

        

                                            제남   박  형  순

 

 

 

엘리어트시인이 읊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과거의 추억과 미래의 욕정을 뒤섞은 봄비가

가슴속 잠든 뿌리를 적시게 하여

죽은 땅에서도 라일락을 피울 수 있는 정열의 달

 

사십 넘기면서 중얼거렸다

사월은 가장 힘든 만혹의 달

어제의 기억과 내일의 욕망을 담은 봄바람이

가지끝으로 물을 오르게 하여

영화나 소설속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착각의 달

 

개나리가 흐느적거리며 흐느낀다

놀아 줄 시간 없다고 하면서도

햇살담은 촉촉한 모습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우라지게 화창한 날씨가 기분 나쁜 지

연한 잎 사이로 노오랗게 보고있다

 

약간 남은 겨울의 따스함을 땅속에 깊게 묻고

봄내음 잔뜩 실은 쑥들이 쑥쑥 올라오는데

잠에서 겨우 깨어난 고양이처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사월은 가장 바보같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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