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 울 나 무
제남 박 형 순
그래 까맣다
햇볕에 그을린 것이 아니다
음주가무를 즐겨서도 아니다
춥고 배고파서 그렇다
흐린 날일수록 더 까맣다
어두울수록 더 그렇다
눈이 오거나 비가 내리면
더 또렷하게 까무잡잡하다
전조등이 왔다갔다 하고
네온불빛들이 춤을 추면
더욱 더 새까맣다
잘난 체 하는 것이 아니다
몸을 낮추려고 하는 것이다
추위가 심해지면 체중을 줄여
앙상한 몸이 선명해진다
살기위한 몸부림이다
살아남아야 봄을 먹는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