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겨울나무

헤스톤 2013. 2. 12. 21:06

 

 

 

 

 

 

 

        겨   울   나   무

 

 

                                            제남    박 형 순

 

 

그래 까맣다

햇볕에 그을린 것이 아니다

음주가무를 즐겨서도 아니다

춥고 배고파서 그렇다

 

흐린 날일수록 더 까맣다

어두울수록 더 그렇다

눈이 오거나 비가 내리면

더 또렷하게 까무잡잡하다

 

전조등이 왔다갔다 하고

네온불빛들이 춤을 추면

더욱 더 새까맣다

잘난 체 하는 것이 아니다

몸을 낮추려고 하는 것이다

 

추위가 심해지면 체중을 줄여

앙상한 몸이 선명해진다

살기위한 몸부림이다

살아남아야 봄을 먹는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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