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낙엽인생

헤스톤 2011. 11. 11. 18:36

 

 

 

 

 

     낙 엽 인 생   ( 濟南  朴  炯  淳)

 

 

너울너울 춤을 추며 간다

적당한 날을 골라 추하지 않게 간다

햇살도 내려놓고 숨도 내려놓으니

이제부터 운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삶도 끝나고 죽음도 끝나버려

누구의 도움이나 조언도 필요없고

신의 명령도 조용히 사양한다

 

바퀴에 깔리거나 더럽게 밟혀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으며

소중하게 다뤄도 즐겁지 않다

흐르는 시간따라 적당히 변하며

부끄럼 없이 여기까지 왔기에

하얀 눈이 오기전 이렇게 간다

미련없이 깔끔하게 간다

 

뽀얀 얼굴 내밀며 귀여움도 받았고

어여쁜 꽃들과 연애도 해봤다

태양처럼 뜨겁게 사랑도 해봤고

장대비처럼 울기도 하였다

얼마전엔 나비와 자연을 노래하고

매미들과 세상향해 소리도 질러봤다

 

한폭의 병풍을 반듯하게 펼쳐보며

죽을 만큼 살았고 받은 만큼 주었다

곱디고운 최고의 옷으로 갈아입고

마지막 대사를 폼나게 내뱉고는

바람따라 덩실덩실 날아간다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지나온 역사가 그려진다. 고운 색깔의 낙엽을 한참 보고 있자니 유서 작성후 아주 적당하게 살았다고 몇 번을 말씀하시고 그 다음날 쓰러지신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 눈물이 그렁거린다. 고향유지들이 인정하는 詩人 아버지가 춤을 춘다. 눈물을 떨구며 애꿎은 손톱만 깨물고 있을 수 없어 즐겁게 표현하려고 한 것이 이 모양이다. 신나는 모습을 그려본다는 것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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