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실망스러운 첫날 오제원 상무는 자기 방으로 가면서 처음 출근했을 때의 일을 떠올려본다. 약 6년 전의 일로 아침 일찍 일어나 몸을 깨끗이 하고 성모님 앞에서 기도를 올렸다. 기도 말미에 본인의 이름 앞 자를 넣어 중얼거렸다. "오늘도 제발 원하는 일이 모두 이루어지게 하소서!" 평소보다 좀 일찍 일어났더니 조간신문의 사설도 다 읽을 수 있었다. 새로운 직장에 첫 출근하는 날이다. 약간은 긴장된 얼굴을 풀면서 스스로에게 다짐을 한다. "그래. 잘할 수 있어. 제원이는 무엇이든지 잘할 수 있다!"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을 침착함과 자신감으로 눌러본다. 나름대로 어느 정도 설렘을 안고 집을 일찍 나선 오제원은 업무시작 1시간 전에 도착하였더니 아무도 없다. 처음 맞이하게 되는 분위기가 어색하다. 지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