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권력다툼(2) 그렇게 정신없이 오제원은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새로운 용어들과 접하며 때로는 지루하게, 때로는 답답하게, 때로는 공부하며, 때로는 멍청하게 보냈다. 나이나 경력에 비해 낮은 직위로 입사했다는 것도 힘들게 했지만, 더 힘든 것은 시스템이나 조직자체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답답한 마음으로 방향 자체를 쉽게 그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은행에서는 주로 중소규모의 기업만 상대하였지만, 그 범주를 벗어난 덩치가 큰 기업에서 근무한다는 새로움과 근무 환경이 좋은 회사로 출근한다는 장점이 없었다면, 답답한 마음을 견디지 못해 일찍 그만두었을지도 모른다. 우선 허방진 회장의 수차레에 걸친 요청으로 입사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둔다면 허 회장의 체면에 손상이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깔려 있기에 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