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만추의 노래

헤스톤 2018. 10. 26. 11:35


 



 

 

만추의 노래

 

 

가을은 그림이다

다른 계절도 좋지만

가을이야말로 시어(詩語)이다

 

가장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고

사랑을 뿌리는 가을에

시 한편 건지지 못하면

시인도 아니다

곱게 감싼 옷을 

훌훌 벗어버리는 알곡들로

가슴 찡한 가을이 되면

나비도 그림을 그리고

잠자리도 노래를 부른다

 

가을이 늙어가면

친구들도 하나 둘 사라진다

나무들이 옷을 벗고

가을과 이별하면 사랑도 간다

가을이 석양으로 물들어 갈 때

아쉬움을 이기지 못해

시인은 비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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