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얼마짜리일까?

헤스톤 2016. 10. 28. 11:43

강원도 홍천 팔봉산 앞에 "하이디"라는 이름의 펜션이 있다. 처제소유의 펜션이다.

처제가 처음 땅을 사서 고를 때부터 몇 번 가 보았는데 매번 조금씩 변한다.

처음 구입시 다듬지 않은 임야 상태일 때와 비교하면 너무 많이 변했다. 

동서와 처제가 쉬지않고 가꾸기 때문이다. 이제는 제법 그럴 듯 하다.

아직도 다듬고 더 멋있게 꾸밀 곳이 널려 있지만 어느 정도는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상당히 넓은 대지에 집도 몇 채 짓고 주변을 가꾸다 보니 자꾸만 값이 올라가는 것 같다.

얼마짜리일까?

나는 이런 것을 살 마음도 없고 처제는 팔 마음도 없겠지만..

그냥 어느 정도의 돈을 가지고 있어야 이런 것을 가질 수 있는지 알고 싶어진다.

 

정면으로 제일 안쪽에 본채가 보인다. 균형을 잘 잡은 건물이다.

아래층 왼쪽과 가운데는 처제가 사는 방과 거실, 주방이고 아래의 오른쪽 방과 2층 좌우는 고객용이다.

 

본채에서 바라 본 왼쪽 모습이다. 멀리 팔봉산의 마지막 봉우리 모습이 보인다.

 

가운데 적색(赤色)건물에도 방이 4개(아래 2개, 2층 2개) 있고 오른쪽 건물에도 마찬가지로 방이 4개 있다.

오른쪽 건물은 약간 규모가 크다. 손님을 받기 위한 방으로는 총 11개가 있다.

 

정원도 있고 카페도 있으며 주차장도 넓다. 주변엔 고라니도 있고 많은 동물들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며칠간 머물다 가라면 모를까 계속 살지는 못할 것 같다. 

그냥 단지 "얼마짜리일까?" 정도만 조금 알고 싶을 뿐이다.

 

 

걸어가다가 호프집 문에 붙어 있는 글자에 눈이 멈춘다.

"노가리 한마리 1,000원, 통닭 한마리 12,000원"이라고 쓰여있다.

같은 한마리인데 어느 것은 1,000원이고 어느 것은 12,000원이다. 노가리에 비해 통닭은 12배이다.

사람도 저렇게 값을 매긴다면 노가리같은 어떤 인간은 1,000원이고 통닭같은 어떤 인간은 12,000원 할 것이다.

즉, 어떤 사람은 1,000원짜리이고, 어떤 사람은 12,000원짜리가 될 것이다.

 

어차피 세상을 제대로 살고 싶다면 좀 더 값이 있는 사람으로 살아야 된다.

한번뿐인 인생, 살아서는 말할 것도 없고 죽어서도 좀 더 값이 나가는 삶을 살아야 된다.

책도 많이 읽으며 자꾸만 자신을 가꾸고 다듬다 보면 값이 올라갈 것이다.

처제의 펜션처럼 끊임없이 가꾸고 다듬어야 한다.

과거의 나는 얼마짜리이고, 지금 나는 얼마짜리일까?

살아서는 얼마짜리이고, 죽어서는 얼마짜리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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