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까마귀 소리에 심란함을 묻고

헤스톤 2013. 9. 25. 07:30

 

 

 

 

 

까마귀 소리에 심란함을 묻고

 

 

내 인생에 재를 뿌린 인간

그 인간이 청첩장을 보냈다

두꺼비 인상으로 낯짝도 두껍다

나의 길을 가로막았던 그 인간이

딸을 시집 보낸단다

 

하나의 인연으로 만난 두 사람이

이제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약속을

하려고 하니 주위에 사랑을 나누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도록

시작의 자리에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런 제기랄

속 터지라고 보낸 것 같다

그로인해 망가진 인생을 돌아보니

울화가 치밀어 튀어나오는 말은

아~나 개뿔이다

 

속은 시커멓게 타 들어가지만

시작의 자리를 함께 하면

주위에 사랑을 나누는 가정

그런 가정을 이룬다는데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축하를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까마귀가 울어댄다

어긋난 인생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속 좁은 인간으로 비치기 싫어

머리속은 계산으로 복잡한데

까마귀 소리는 계속 높아간다

 

누구는 온갖 훼방을 극복하고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여

거의 정상에 이르렀는데

또 누구는 원수도 사랑한다는데

그런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고

애원하는 이들도 있다는데

 

그래, 그냥 깨끗이 묻어버리자

두꺼비가 꺾어버린 나의 꿈들이

까마귀 울음 속으로 사라진다

재를 꽃으로 피우지 못한 것은

그 인간 탓이 아니다

 

평안한 마음을 위해 두손 모은다

다른 누구보다 나를 위해

이 세상에서 가장 기쁜 얼굴로

사랑을 듬뿍 보내자 

아직 인생 끝나지 않았다

어쩜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다

 

 

 

청첩장을 받았다. 보낸 사람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를 너무 힘들게 하다가 결국 내 인생을 완전히 망가뜨린..

눈만 꿈벅꿈벅거리며 납죽넙죽 잘 잡수던 두꺼비 인상의 그 인간..

꺾어져 버린 꿈으로 수 년동안 힘들었는데..

 

청첩장을 들고 있을 때부터 어디서 왔는지 까마귀가 울어댄다. 계속 울어댄다

심란한 마음이 진정될 때 까지 까마귀 울음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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