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는 오늘도 몸무게를 잰다

헤스톤 2013. 8. 21. 18:32

 

 

 

 

사람마다 알게 모르게 자신만의 많은 습관이 있다. 손수건을 넣는 곳도 각각이다. 상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사람도 있고, 바지 앞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사람도 있으며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아예 갖고 다니지도 않는다. 아침밥도 각각이다. 된장찌개로 밥을 꼭 먹어야 하는 사람도 있고 빵과 우유로 먹는 사람도 있으며 아예 거르는 사람도 있다. 양치질도 여러가지다. 치약의 양도 각각이며 순서가 왼쪽 어금니부터 하는 사람도 있고 앞니부터 하는 사람도 있으며 오른 쪽부터 하는 사람도 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습관은 정말 제 각각이다.

 

얼마전부터 매일 아침에 내가 하는 것중의 하나는 몸무게를 재는 것이다. 그냥 습관이다. 하룻밤 사이에 큰 변화가 있을 턱이 없다. 눈금 반개 정도 차이가 날 때는 있다.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좋고 올라가면 꿀꿀해진다. 여하튼 아침마다 체중계에 올라간다. 오늘 내가 어느 만큼의 세상 무게를 짊어지고 갈 수 있는 지를 알아보기라도 할 것처럼 그냥 재본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하는 일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물도 반컵 먹을 겸 혈압약부터 먹는다. 이제 약 6년이 된 것같다. 의사의 처방에 의해 먹는 것이지만 그냥 습관이 되어버렸다. 그런 다음에는 신문을 가지러 간다. 사실 TV뉴스나 인터넷 등으로 접하게 되는 것과 겹쳐서 읽어볼만한 기사는 그리 많지 않다. 경제관련 기사를 주로 보고 사설이나 칼럼 몇개를 읽어보면서 세상 무게를 느껴본다. 그런데 솔직히 그 무게를 정확하게 잴 수는 없다. 그래서 확실하게 잴 수 있는 내 몸무게나 재 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올해 들어서는 신문에 게재된 시(詩)도 꼭 읽는다. 그런데 지금까지 읽은 시중 머리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아니 그것보다 이해가 잘 가질 않는다. 간혹 가슴을 후벼파는 것도 있고 공감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너무 어렵다. 신문에 게재될 정도면 그래도 엄선된 꽤 괜찮은 시일텐데 난해한 것들이 너무 많다. 이렇게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들어 하는 시를 과연 좋은 시라고 말할 수 있을 까에 대하여는 의문이다. 격이 있는 시(詩)인지는 몰라도 좋은 시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자기들끼리만 보고 박수치고 감탄하는 시는 좋아 보이지 않는다. 어쩜 나의 용량이 너무 작은 탓이리라. 그래서 아침마다 내 무게를 재 보는 것이리라.

 

여하튼 아침에 나는 신문을 보고 지난 밤 세상의 무게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재본다. 문제는 정확한 무게를 알지 못하며 아침 샤워하면서 다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다만 가벼운 내 무게를 조금 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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