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주 천주교회 묘지
충주천주교회묘지 번호 435 내 아들 박상원 아브라함이 묻혀있는 곳이다. 1987년 11. 13.에 갔으니 벌써 24년이상이 지났다. 1986년 2. 16.에 태어나 겨우 21개월을 살은 아들이 그 곳에 있다. 지금도 아빠 빠~빠빠빠 하며 해맑은 미소를 지을 것 같은 아들이 그 곳에 있다.
그 묘지앞에 서면 나 자신을 채찍질한다. 나의 죄가 많은 탓이다. 죄인으로서 이러한 고통은 감내해야 한다. 어쩜 묘지를 이렇게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었는 지 모르겠다. 그냥 가슴에만 묻을 걸..부모가 아니면 누가 돌볼 것도 아니다. 따라서 언젠가는 없애야 할 것이다. 나 살아있는 동안에 처리할 일중의 하나이다.
지난 2012. 1.7.(토) 11시경 그 곳에서 한참 서 있었다. 마리아님이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브라함을 돌보아 달라고 기도하였다. 박상원 아브라함을 돌보소서..우리 부부는 아브라함으로 인해 천주교라는 종교를 갖게 되었다. 당시 병원을 열심히 들락거리며 의지할 어떤 큰 힘이 필요했고 교우들의 계속된 방문에 의해 자연스럽게 예비자 교리교육을 받은 것 같다. 1987. 8.1. 세례를 받았고, 아브라함은 약 100여일후 대세를 받고 하늘로 갔다.
나의 지나온 시절중 가장 큰 상처..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가슴아픈 일중의 하나가 이 것이다. 자식을 먼저 보내고 가슴에 묻은 것..너무 힘들었다. 나도 그만 접고 싶었다. 그 때 중환자실을 오가며 많이 늙었고 속으로 많이 울었다.
은행생활 29년에 지방근무는 2번 했다. 초임대리시절인 1986.9월부터 1988.6월까지 충주지점에서 근무한 것이 첫번째이고, 지점장때 2년간 대전에서 근무하였다. 하지만 대전은 내가 자란 곳이고 부모님이 계신 곳이기에 타지로 여길 수 없고, 충주가 유일한 지방근무로 깊게 남아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아직도 아들이 그 곳에 있기 때문에 더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의 죄가 큰 탓이다. 나의 잘못이 너무 큰 탓이다. 중절시킨 애가 몇 명이던가..참 많은 죄를 짓고 살은 것 같다. 자식이나 가족에게 너무 인색했던 것 같다.
찬 바람을 맞으며 두손 모은다. 하느님! 우리 박상원 아브라함을 돌보소서!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충주호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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