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좀 더 재미있게 살 수는 없는 것인 지

헤스톤 2011. 4. 16. 20:31

 

 

 

 

 

   지금 잘 살고 있는 지 회의가 들 때가 많다. 맞는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에게 어울리거나 원하는 삶이 아닌 것 같아 씁쓸하다. 물론 자신이 꿈꾸거나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위안을 가져보기도 하지만 이것이 최선인가에 대하여는 깊은 회의를 품는다.

   나 보다 조금 빨리 퇴직한 입행동기중 조선왕들을 만나면서 글을 쓰거나 작품이나 예술사진 등을 가슴에 담으면서 취미생활을 열심히 하기도 하고 과거의 추억 등을 기고하면서 멋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부럽기도 하다. 

 

   직장이라고는 은행(IBK)밖에 모르던 내가 중견중소기업의 제조업체에 다닌 지 1개월 1주일이 지났다. 짧지만 아주 긴 시간을 보낸 것처럼 기어갔고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사는 세상 비슷비슷하다고 하여도 피부에 와 닿는 공기가 다르다. 조직이나 체계 등은 그렇다치고 무엇보다 문화의 차이가 크다. 어쩌면 뿌리를 내리지 못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다니고 있는 회사의 재무구조는 좋은 편이다.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 것 까지 감안한다면 매우 견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깜짝깜짝 놀랄 일도 많이 있다. 우선 박식한 사람들이 구성원으로 많이 있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내는 이들도 많다. GOC(Global Operration Center)라는 부서의 두뇌기능은 대단하다. 각종 자료수집 및 분석과 방향제시능력 등이 뛰어나다. 지난 4. 7.부터 3일간 중국 상숙에서 2011. 2/4분기 전략회의가 있었는 데, 진행내용이 은행의 전국 영업점장 회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이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할 지를 제시한 내용이 좋았다. 영업부문 등의 발표내용도 좋았다. 물론 더 중요하고 또 어려운 것은 실행일 것이다.  

   회의는 일주일에 몇 번씩 한다. 해외법인장들과 함께 하는 화상회의, 기술회의, 각 법인의 구매담당자들과 화상회의, 수시로 소집되는 관계자회의, 팀 미팅 등등..그런데 일부 회의의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정말 아닌 것 같다.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잘 할 수 있도록 방안을 제시하며 서로 격려하는 모습이 아쉽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이렇게 고쳤으면 좋겠다던지 향후에는 이리저리 해 주길 바란다면서 남 탓이 아닌 내가 미리 챙겨주지 못한 탓으로 돌리는 모습도 아쉽다. 그래도 일반제조업체 기준으로 상위 10%안에 드는 좋은 분위기라고 하니 내가 예민하거나 잘못 판단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내 마음에는 안든다. 분위기 전환용의 하나로 유머(?) 몇 개 날렸더니 그 것마저 시비거리가 되기도 한다. 씁쓸하였다. 나로서는 너무 생소하고 처음 접해보는 업무인 탓에 업무파악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고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예상되어 고민중이다. 물론 있는 동안에는 "正心 正行"으로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많은 회의에 참석하다보니 얻은 것도 많다. 주고받는 말과 모르는 용어들 및 처음 듣는 내용 등으로 노트의 많은 부분이 빡빡하게 메워졌다. 먼 훗날이 될 지 가까운 시일내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히스토리가 있는 직원 몇 명을 주연 및 조연으로 등장시키면서 살을 붙이고 가공을 한다면 소설이라도 한권 탄생시킬 수 있지 않을 까 한다. 글 재주가 없어 힘들긴 하겠지만 지난 1개월 1주일을 단편적으로 생각하니 갑자기 재미있어 지려고 한다. 각종 자료 들쳐메고 조그만 암자에 들어가서 한 2-3년 쓰면 소설 한권 완성되지 않을 까 한다. 지인들이 간혹 찾아오면 조금 더 오래 걸릴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회사에 오래 다닐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복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지금보다는 좀 더 재미있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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