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퇴직축하

헤스톤 2011. 1. 15. 11:27

 

 

 

 

 

   입학이나 입사축하는 있어도 퇴직축하라니..퇴직이 무슨 학교졸업이나 군대 제대하는 것도 아닌 데.. 나의 집사람은 내가 무사히 집에 돌아온 것을 축하한단다.. 내가 무슨 전쟁터에 갔다온 것도 아닌 데 말이다..

 

   지난 2011년 1월 13일저녁 중부본부 관내 본부장 및 영업점장들과 송별식을 가졌다. 송별식후 몇몇 지점장들(성수동 서형근님, 뚝섬역 송운찬님, 퇴계로 임종삼님 등)은 나를 그냥 보낼 수 없다고 하여 2차를 갔고 속절없이 밤은 깊어 자정을 넘기고 말았다..  

   송별식에서 감사패를 받고보니 슬슬 퇴직 실감이 났다. 여러사람들과 이러저러한 말을 나누다 보니 이제 정말 떠난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지난 졸업여행 때만 해도  그냥 그런 가 보다 했는 데, 이제 정든 이 직장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그리움과 섭섭함 등으로 눈물이 났다..

   2차도 끝나고 자정을 넘어 혼자가 되고 보니 또다시 착잡함이 밀려왔다. 과거에 대한 안타까움은 그렇다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아예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밤 1시넘어 집에 도착했다. 카드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왠 신발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중문을 여니 양옆으로 촛불들이 반기며 거실입구엔 하트모양의 촛불들이 켜져 있고..

집안 온 구석구석엔 풍선들이 돌아다니고..

아내는 꽃다발을 안겨주며 퇴직 축하한단다..

술이 조금 된 아내는 오늘 왜 이리 늦게 오시냐고..

당신 축하하려고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고..

9시부터 이웃집 젊은 부부와 기다리고 있었다고.. 천장에 매달려 있던 약100여개의 풍선들이 바람이 빠져 하나 둘 떨어져 버렸다고..초 들이 다 녹을 까봐 켰다 껐다를 반복했다고..

가슴속에서 뭔지 모르는 것이 막 끓어 오른다..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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