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NO 煙

헤스톤 2009. 6. 10. 17:51

 

 

 

 

    NO   煙  ( 박 형 순)

 

 

   담배 있는 가 

  

   보통사람이 했다면

   그저 평범한 말

 

   끊은 것도 아니고

   피는 것도 아닌 생활

   힘들거나 무료할 때

   무심코 무는 한개피

   목울대를 넘어오는 냄새로

   피고 나서는 후회하는 담배

 

   구걸하기 싫어

   한갑 사 놓으면

   열흘걸려 없어지고

 

   쌓이고 쌓인 것이 많아질 땐

   놓아둔 곳 뒤적거리며

   지금 당장 뿜어대고 싶고

   간절하다가도

   주변에 없거나 참으려고 하면

   그냥 넘길 수도 있는 것

 

   사람 사는 거 별거 아닌 데

  

   저기 담배 안피고도

   사람이 가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매우 커다란 충격이고 비극이었다. 차원 높은 이상

주의자가 현실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국가의 미래를 그리다가 갔다.

   나는 그를 지지한 적은 없지만 심정적으로 많은 응원을 보내곤 하였는 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의 유서처럼 누구도 원망하지 말고 모두 화합과 용서 그리고

사랑하는 국민들이었으면 한다.

 

   용서란 참으로 좋은 말이다.

   지인이 보내준 글중 용서와 관련된 글을 옮겨 싣는 다.

 

   

 

   시론 < 용서 >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하고 전쟁이 끝나갈 무렵의 1944년 겨울이었다.

전쟁의 참상을 겪은 모스크바는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겨울을 맞고 있었다.

소련은 2만 명 가량의 독일포로를 잡았다.

포로들은 모스크바의 대로를 차례로 줄을 지어 지나가고 있었다.

겨울하늘에서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지만 대로 양편은 구경꾼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독일군 포로가 분노에 찬 군중의 습격을 받지 않도록 소련군 병사들과 치안

경찰들은 전쟁포로와 군중 사이에 경계선을 그어 놓았다.

나이를 불문하고 모여든 군중들의 대부분은 모스크바와 주변 마을에서 찾아온

여인들이었다.

그들 모두는 독일군의 침략전쟁에서 아버지, 남편, 형제, 아들, 가족들을 잃었다.

가장 직접적인 전쟁 피해자인 그들은 독일군에게 뼛속까지 사무치는 원한을

품고 있었다.


독일군 포로의 대열이 그들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그들은 분노에 찬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군인들과 경찰이 사력을 다해 제지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분노한 군중들은

포로들의 대열 속으로 뛰어들었을 것이다.

독일군 포로들은 고개를 떨군 채 벌벌 떨며 군중들 앞을 천천히 지나갔다.

포로들 중에는 나이가 어려 보이는 군인들도 있었다. 기껏해야 열여섯

열일곱 살 정도로 보이는 이들의 얼굴은 공포로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분노에 찬 군중들 속에서는 살기가 느껴졌다.

포로들은 마음 속으로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이때 남루한 옷을 걸친 나이 지긋한 부인이 갑자기 군중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녀는 온화한 얼굴로 경찰에게 다가가 경계선 안으로 들여보내달라고 했다.

자상한 얼굴의 부인을 보고 아무런 악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경찰은

그 부탁을 들어주었다. 부인은 경계선을 지나 포로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품에서 꽃무늬 보따리를 꺼냈다.

보따리 안에는 까만 식빵이 싸여 있었다. 부인은 목발을 짚은 채 겨우

걷고 있는 젊은 포로의 주머니에 까만 식빵을 넣어주었다.

“조금 밖에 없어서 정말 미안해요. 아쉬운 대로 좀 들어 봐요.”

젊은 포로는 앞에 선 부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는 목발을 집어 던지고,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천사 같은 부인에게

몇 번이나 절을 했다.

감동한 다른 포로들도 연이어서 무릎을 꿇더니 둘러싼 여인들을 향해 절을

하기 시작했다.


군중들의 분노는 일시에 가라앉았다. 여인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감동적인

장면을 보고 모두 뛰쳐나와 한때 적이었던 포로들에게 빵과 담배를 안겨주었다.


- 소련 작가 예프 뚜센꼬의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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