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22

悲慾(비욕) - 2

2.  싱거운 대화   천태운 부회장은 갑자기 무슨 할 일이 생긴 것처럼 손톱깎이를 꺼내 톡톡 소리 나게 깎는다. 자금관련 업무를 직접 총괄하는 CFO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상대해야할 빚쟁이들을 오 상무에게 떠맡기면서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채권자들이 몰려오면 숨기 바쁜 자신이 밉기도 하다. 따라서 오제원 상무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그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오 상무를 지금까지 붙들고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도 자신을 보호해줄 방패막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실 10년 전에도 회사는 이렇게 어려웠었다. 거의 부도 직전의 회사를 살리기 위해 참 오랜 기간 고생하였다. 그때 천 부회장의 직위는 자금담당 차장이었다. 'K 물산'이라는 ..

장편소설 2023.03.25

悲慾(비욕) - 1

나의 지난 삶 중 일부였던 50대 후반부의 경험을 토대로 장편소설 하나 씁니다. 내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점과 간접경험을 토대로 하여 쓰겠습니다만,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픽션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즉, 사실보다는 재미나 교훈을 위해 상상을 가미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즉, 소설이기 때문에 등장하는 인물은 실제 인물이 아닙니다. 가공의 배경과 인물입니다. 서둘지 않고 천천히 써 나갈 것입니다. 향후 이 소설이 나 스스로 정한 어느 기준에 도달한다면 나의 제3 문집에 실을 것입니다. 悲慾(비욕) 1. 사표를 내고 오제원 상무는 책상 위에 있는 명함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방금 전 채권추심회사 직원들이 왔을 때 그들에게 나눠주다 남은 자신의 명함이다. 사표를 낸 지는 이미 오래됐고, 사표를 처..

장편소설 2023.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