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늦여름, 간다

헤스톤 2016. 9. 19. 12:18

 

 

 

늦여름, 간다 

 

 

더위가 꺾이더니 맥을 못춘다

땡볕이 힘을 잃는 것은

고개를 쳐들고 자랑하던 꽃이

시들다가 떨어지는 것과 같다

지나고보면 모두가 짧고

오래가는 것은 찾기 힘들다

여름이 아직은 갈 때가 아니라고

안간 힘을 쓰고 있지만

약점을 이미 드러낸터라

어디서 왔는지 

바람도 툭 치고 지나간다

젊음이라는 것도 

찬 바람 불면 그만이다

이제는 다시오지 않을

가버린 날들을 끄집어내어

만지작거리는 것은 어리석으니

지금이나 잘 다듬고 색칠하며

즐기는 것이 나으리라

 

 

 

'나의 시 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판은 엎자  (0) 2016.12.08
들꽃이면 족하다  (0) 2016.10.15
여름, 길지 않다  (0) 2016.08.17
부부싸움  (0) 2016.08.01
해가 뜰거야  (0) 201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