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산이다
거동이 불편한 중늙은이가
천천히 교회 주차장쪽으로 가더니
스스럼없이 지퍼를 내린다
어제도 상하좌우로 흔들더니
오늘은 더 범위를 넓히며
온 동네를 적실듯이 뿌려댄다
주차장에 있는 차들이
고약한 냄새를 들이마시고
화단에 있는 장미는
노란 세례를 튕겨서 받는다
안절부절 못하는 청소 아줌마가
십자가를 보며 눈을 감고
하느님은 용서했는지 모르지만
주차장 바닥은 반발하며
그 사람 아랫도리를 때린다
늙거나 병들었다고
사람이 개가 되면 안 된다
* 사진은 우리집 거실에서 바라 본 불암산의 모습으로 제일 위의 사진은 6월초, 중간은 10월 하순,
제일 밑은 2월초의 모습이다. 계절이 바뀌어도 산은 산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계절이 바뀌어도 사람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