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산은 산이다

헤스톤 2016. 6. 17. 13:56


 

 

산은 산이다

 

거동이 불편한 중늙은이가

천천히 교회 주차장쪽으로 가더니

스스럼없이 지퍼를 내린다

어제도 상하좌우로 흔들더니

오늘은 더 범위를 넓히며

온 동네를 적실듯이 뿌려댄다

주차장에 있는 차들이

고약한 냄새를 들이마시고

화단에 있는 장미는

노란 세례를 튕겨서 받는다

안절부절 못하는 청소 아줌마가

십자가를 보며 눈을 감고

하느님은 용서했는지 모르지만

주차장 바닥은 반발하며

그 사람 아랫도리를 때린다

늙거나 병들었다고

사람이 개가 되면 안 된다

 

 

* 사진은 우리집 거실에서 바라 본 불암산의 모습으로 제일 위의 사진은 6월초, 중간은 10월 하순,

   제일 밑은 2월초의 모습이다. 계절이 바뀌어도 산은 산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계절이 바뀌어도 사람이어야 한다. 

 

'나의 시 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부싸움  (0) 2016.08.01
해가 뜰거야  (0) 2016.07.07
덕릉로 123길  (0) 2016.05.25
붉은 현장  (0) 2016.04.28
너무 늦지마  (0) 201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