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습

웃통 벗은 젊은 모습

헤스톤 2013. 2. 25. 20:52

 

 

지금부터 약 33년전이다. 군대 제대하고 얼마 안되어 머리도 밤송이처럼 기르고 있을 때다. 친구(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반장을 하고 6학년때는 전교 어린이회 회장을 한 친구)와 카메라 하나 들고 뒷동산에 올라갔다. 찬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이었다. 함께 사진 몇 방 찍고 나는 웃통을 벗었다. 제대한 지 며칠 되지 않은 내가 극기훈련을 하려고 벗은 것이 아니었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젊은 모습은 없을 테니 사진 하나 찍어 달라고 하며 폼을 잡았다.

그래서 찍은 사진이 아래 사진이다.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우습기도 하고 나의 모습 같지가 않다. 정말 날카로운 눈매이다.

 

 

 

위의 사진을 찍은 뒤 4년이 흘렀다. 기업은행에 다닌 지도 2년이 지났고 마포 합숙소에서 생활할 때이다. 나도 깔끔한 편이지만 룸메(룸 메이트)의 성격이 워낙 먼지하나도 용서하지 않을 정도로 쓸고 닦고 하다보니 우리 방은 본점에서 실태조사를 나오거나 외부에서 현장방문시 샘플로 보여주는 방이었다. 총각들의 방이 왜 이리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냐고 합숙소장은 우릴 만나면 말하곤 했다. 

추운 겨울이었다. 룸메와 카메라를 들고 방의 이곳저곳을 배경으로 서로 찍어 주었다. 갑자기 4년전 생각이 났다. 그래서 웃통을 벗었다. 배의 복근도 훌륭할 때인데 위의 사진과 폼이 비슷하다.

 

 

 

아래 사진은 나를 찍은 사진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백일기념으로 찍은 것이 아닌 가 한다. 이 때 어머니 나이는 역으로 계산하니 스물여섯이다. 너무 오래된 사진인데다 아래가 다 보여서 흐릿하게 하였더니 조금 이상하다. 사진으로 본 어머니의 처녀 때 모습은 정말 예쁘다.

누구나 젊다는 것은 자기인생에서 좋을 때이다. 청춘은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답다. 사람은 그 청춘을 그냥 보내서는 안된다. 금방 지나가는 것이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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