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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가운데에서

헤스톤 2008. 7. 11. 16:16

 

    2008년도 7월이 시작된 지 10여일이 지났다. 1년의 하반기로 접어들며 무더위가 계속

되고 있지만 새로 옷깃을 여미어 본다.  국가와 나를 생각해 보고 존경하는 인물들을 그리

며, 이 세상을 조용히 살다 갈지언정 사회의 걸림돌이 되지는 말자고 다짐한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에...

 

 

           청  포  도 
                                   이육사

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여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이 오면 지치고 힘든 모습일망정 내가 바라는 손님이 오려나..

청포가 아니고 초라한 옷일지라도 깨끗하고 단정하게 차려입고 오시려나...

 

 

 

** 시   론 < 초록 물고기 >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준수한 외모에 시원시원한 성격,

섬세한 배려까지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는 너무나 아름다운 청년이었습니다.

하지만 농촌을 좋아하는 여자가 없어서 청년은 결혼을 못했습니다.

청년은 어느 날부터 컴퓨터를 장만하고 인터넷을 하면서 도시에 사는 젊은 사람들과

카페에서 활동을 하다가 어느 여자와 e-mail을 주고받게 되었습니다.

청년은 '바다'라는 닉네임을 가졌고 여자는 '초록 물고기'였습니다.

청년이 느끼기에 여자는 박학다식하면서도 검소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

보였으며 농촌에 대해서도 많은 이해를 하고 있어 보였습니다.

e-mail을 1,000여 통을 주고받으면서 두 사람이 무척 가까워졌을 때 청년은 뜨거운

마음을 담아 프로포즈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가 가까워지고자 할수록 여자는 점점 움추려 들며 멀어져 갔습니다.

하루에 열 통씩 오가던 메일이 사랑을 고백하고 나서는 일주일을 기다려야

답장이 오곤 했습니다.

그마저도 답장은 늘 한 두 줄의 짧은 답이었습니다.

 

청년은 절망을 했습니다. 그토록 믿어왔던, 또 믿고 싶었던 늦게 찾아온

사랑에 더욱 더 절망을 했습니다.

'누구도 시골은 싫은가 보구나. 다 이상일 뿐이야.

나처럼 힘들고 열악한 환경에서 농촌을 지키고자 하는 내가 바보지.

누가 보나 이건 바보짓이야.'

청년은 대학을 나와서 다른 친구들 좋은 직장으로 취직을 하고자 할 때 농촌을 지키고자

부모님 반대를 무릎쓰고 농촌에 정착을 했지만 정작 견디기 힘든 것은 '외로움'이었습니다.

청년은 도무지 일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 여자의 닉네임이 '초록 물고기'란 것 밖엔,

자신이 얼굴도 모르는 여자에게 이렇게 빠져 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 무엇에도 두렵지 않던 자신이 이제는 초록 물고기가 사라질까 두려워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달째 mail 수신 확인이 안 되자 청년은 다시 절실하게 여자에게 e-mail을 보냈습니다.

 

♥ 초록 물고기님 너무나 절실해서 가슴으로 울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남들은 쉽게 잠이 드는 밤에 술기운을 빌려서 잠이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그 사람이 느끼는 소외감을.

많은 사람들이 웃으며 걷는 거리를 바쁘고도 무거운 걸음으로 혼자서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그 사람이 왜 무거워 하는지.

사랑하는 이가 그리워도 보지 못하는 아픔을 견뎌보지 못한 사람은 모릅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그 속이 타서 얼마나 쓰린지 ♥

 

한 달 후 쯤,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초록 물고기에게서 e-mail이 왔습니다.

 

♠  바다님!

나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 하고 많은 시간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한쪽 다리가 불편한 소아마비를 앓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얼굴도 어릴 적 덴 화상으로 흉터가 많이 져 있답니다.

그래서 직장생활은 커녕 집안에서 어둔 커튼으로 햇살을 가리고 혼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가진 것도 없습니다. 더구나 몸마저 이래서 누구하나 쳐다보지 않습니다.

그동안 사이버 상에서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랑을 주고 싶었지만

다들 저를 보면 그만 돌아섰습니다.

바다님에게 메일을 받은 순간 기쁘고 설레었으나 바다님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는 다시 아픔을 줄 수가 없어서 바다님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저를 사랑할 수 있다고 자신을 합니까? ♠

 

청년은 눈앞이 아득해졌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자의 소식이었지만 여자의 결점을 알고 나니 혼란이 생겼습니다.

부모님의 실망하시는 모습을 떠올리자 청년은 너무 괴로웠습니다.

육체보다는 영혼이 중요하다고 자부하던 청년이었기에 고통스러울 뿐이었습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던 청년은 여자에게 다시 e-mail을 보냈습니다.

 

♥ 초록 물고기님!

이제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내 단 한 사람. 초록 물고기님 당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건강한 몸을 가진 내가, 또한 나에게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당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신이 말한 당신의 결점은 오히려 나에겐 기쁨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위틈에 조용히 피어나 눈길 한번 받지 못하는 제비꽃처럼 나만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초록물고기가 넓은 바다에서 자유로이 헤엄칠 자유를 드리겠습니다. ♥

 

얼마 후 시골의 폐교가 된 초등학교에서 만나기로 하던 날, 교문에서부터 안경을 낀

늘씬한 여자가 목발을 짚고 머리엔 노란 스카프를 두른 채 뚜벅뚜벅 청년에게

다가왔습니다. " 혹 초록 물고기님이신가요?"

"그럼, 바다님 맞나요?"

여자가 안경을 벗고 스카프를 벗어서 나뭇가지에 걸며 목발을 아무렇지 않게 팽개치는

순간 청년은 깜짝 놀랐습니다.

흉터 하나 없는 우유 빛 피부의 이목구비가 또렷한 미인의 얼굴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놀랐나요? 처음부터 속이려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 영혼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이제 당신의 바다에서 헤엄쳐도 될까요?"

청년은 물기어린 눈빛으로 와락 여자를 껴안았습니다.

 

멀리 바라보는 보리밭 위로 아지랑이가 아른아른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 좋은 글에서 -

 

 

나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 
  

 
 침에
일어나면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듯이


내 마음도 날마다 깨끗하게 씻어


진실이라는 거울에
비추어 보면 좋겠습니다.



 집을 나설
머리를 빗고 옷매무새를 살피듯이


사람앞에 설 때마다


생각을 다듬고 마음을 추스려
단정한 마음가짐이 되면 좋겠습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치료를 하듯이


내 마음도 아프면

누군가에게 그대로 내 보이고


빨리 나아지면 좋겠습니다.



 읽으면
그 내용을 이해하고 마음에 새기듯이


사람들의 말을 들을 때


그의 삶을 이해하고

마음에 깊이 간직하는
내가 되면 좋겠습니다.



 위험한 곳에
가면
몸을 낮추고 더욱 조심하듯이


어려움이 닥치면
더욱 겸손해지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내가 되면 좋겠습니다.

 

 어린 아이의
순진한 모습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듯이


내 마음도 순결과 순수를 만나면


절로 기쁨이 솟아나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날이 어두워지면 불을 켜듯이


내 마음의 방에 어둠이 찾아 들면
얼른 불을 밝히고


가까운 곳의 희망부터 하나하나
찾아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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