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약 33년전이다. 군대 제대하고 얼마 안되어 머리도 밤송이처럼 기르고 있을 때다. 친구(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반장을 하고 6학년때는 전교 어린이회 회장을 한 친구)와 카메라 하나 들고 뒷동산에 올라갔다. 찬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이었다. 함께 사진 몇 방 찍고 나는 웃통을 벗었다. 제대한 지 며칠 되지 않은 내가 극기훈련을 하려고 벗은 것이 아니었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젊은 모습은 없을 테니 사진 하나 찍어 달라고 하며 폼을 잡았다.그래서 찍은 사진이 아래 사진이다.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우습기도 하고 나의 모습 같지가 않다. 정말 날카로운 눈매이다. 위의 사진을 찍은 뒤 4년이 흘렀다. 기업은행에 다닌 지도 2년이 지났고 마포 합숙소에서 생활할 때이다. 나도 깔끔한 편이지만 룸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