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쌍두(雙頭) 갈등 허 회장은 단단히 화가 났다. 그동안 천 부회장이 자신을 위해 수십 년 동안 온갖 비리와 범법을 끌어안고 헌신하였던 것은 잊은지 오래됐다. 천 부회장의 공(功)은 지난 세무조사 사건으로 이미 물거품이 되었기 때문에 그가 저질러온 과(過)만 떠올랐다. 그가 하는 말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의심이 들었다. 그리고 화가 났다. 최근까지도 회사가 서서히 정상화될 것이라는 그의 사탕발림 말만 믿고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던 자신에 대하여 화가 났다. "천 부회장! 나를 어디까지 속일 작정이었오? 도대체 지금까지 내 눈과 귀를 가려 가며 회사 경영을 어떻게 한 것이오?""회장님! 무슨 소리인지요?""품질의 전 이사가 보낸 출장복명서를 보면 불량률이 5% 미만이 아니고 거의 60%라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