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포도 그리기

헤스톤 2025. 7. 27. 16:36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 돌아왔다.

그래서 포도를 그려보았다.

지난 5월 모란을 그린 이후 그림으로는 포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서예는 서예원이나 자치회관 서예실에서 거의 매일 하고 있지만, 그림을 매일 그리는 것은 아니다.

옛날 선비들이 서예를 하다가 지겹거나 딴 짓을 하고 싶으면 남는 먹물을 이용하여 문인화를 그렸다고 하는데, 나는 때떄로 색칠도 하면서 문인화를 즐긴다. 

아직 포도 그림을 어디에 내놓을 수준은 아니지만, 포도를 그리며 "포도송이"라는 시 한 수를 읊어 보았다. 나에게 詩(시)는 書(서)이고, 書(서)는 畵(화)이며, 畵(화)는 곧  詩(시)이다.  

 

 

포도송이 

 

뜨거운 볕 아래
초록잎 사이로
송골송골 맺힌 밀어

바람에 실려온
달콤한 향기는
기다림의 노래이고
생명의 떨림이어라

알알이 꽉찬 기운
입안 가득 퍼지는

풍요로 저녁놀에
보랏빛 꿈을 꾼다

 

 

 

 

 

 

화제로는 千莖萬葉黑珠垂 一摘啖之香滿口(천경만엽흑주수 일적담지향만구)라고 적었다.

"천줄기 만잎에 검은 구슬이 드리웠고, 한번 따 먹으니 향기가 입에 가득하다"는 글이다.

 

 

위 그림의 화제로는 廣葉曲莖朶朶長 綠靑滿熟使人香(광엽곡경타타장 록청만숙사인향)이라고 적었다.

"넓은 잎과 굽은 줄기에 봉오리 봉오리가 길은데, 푸르게 익은 포도가 사람으로 하여금 향기롭게 한다"는 의미이다.

 

漢詩(한시)로도 힌 수 읊어보았다.

 

葡萄夢

 

炎光照翠羅(염광조취라)

珠圓紫氣沈(주원자기침)

甘香浮遠韻(감향부원운)

含笑待秋深(함소대추심)

 

불빛같은 햇살이 푸른 잎사귀를 비추고

둥근 알맹이에 보라빛 기운이 스며들며

달콤한 향기는 멀리 울림되어 퍼지니

웃음을 머금은 채 깊어가는 가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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