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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慾(비욕) - 23

23. 모욕감   심규리가 유흥주점에 발을 디디게 된 원인은 대부분의 도우미들이 그렇듯이 경제적인 이유였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는 그렇게 부족하지 않은 집에서 자랐지만, 부모의 극심한 불화가 그녀를 평범하게 놔두지 않았다. 그녀가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부모는 결국 이혼을 하였고, 그녀는 아버지와 살았다. 하지만 곧바로 아버지가 새 가정을 꾸리면서 갈등을 겪게 되었다. 결국 새엄마가 데리고 온 자식들과의 다툼으로 집을 뛰쳐나오게 되었고, 그 후 평범하지 못한 인생이 시작된 것이었다. 부모 통제에서 벗어난 이후 어린 학생의 신분으로 혼자 산다는 것은 이 사회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친엄마에게 갔다가 실망만 안고 돌아온 이후는 마땅히 갈 곳도 없었다. 그렇지만 어렵게 입학한 대학교 생활도 계속하고 싶었던 그..

장편소설 2024.05.01

悲慾(비욕) - 22

22. 텐프로  손천식 고문이 전해준 신대홍 사장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는 오 이사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것을 연결해 주며 흥미를 주었다. 신대홍은 이미 회사에서 해고된 상태이지만,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직도 회사를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대홍이 전에 다녔던 원테크(주)에서 있었던 사건부터 하나케이시(주)에 와서 있었던 불륜 등은 마치 연애 소설처럼 흥미진진하였다.  신 사장의 이력이 화려하다는 것은 하나케이시(주) 직원들 모두가 시기하면서도 인정하는 것이었다. 우선 그가 미국의 그 유명한 하버드대학교 출신으로 동 학교의 경영학 박사라는 간판 만으로도 많은 직원들은 경외감을 가졌다. 미국 유학을 마친 후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의 대기업인 원테크(주)에 입사하였다는 것은 약간 의외이..

장편소설 2024.04.25

우이천 벚꽃을 보며

우이천 벚꽃을 보며 봄바람을 타고 난리가 났다 백옥처럼 하얗고 새색시 볼 같은 연분홍의 웃음이 촘촘하게 하늘을 가리니 파랗게 질린 구름이 가던 길을 잃었다 시냇물도 가기 싫어 뒤틀고 뒤돌아보며 뒷물결에 밀려 마지못해 지나가고 새들도 재잘거림을 멈추고 숨바꼭질하기 바쁘다 만개가 가져간 눈을 돌려주지 않아 한참을 서 있노라니 그 속에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우리가 있네 그래그래 푸른 잎 돋아나서 청춘들이 자리 잡을 때까지 매혹적인 이 모습 이대로 가보는 거다

나의 시 문장 202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