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무궁화(無窮花) 서화

헤스톤 2025. 6. 14. 22:31

무궁화를 한자로는 목근(木槿)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무궁화를 조개모락(朝開暮落: 아침에 피어 저녁에 짐)하는 꽃으로 순간의 영광을 누리는 꽃을 의미하였다. 그러나 우리에게 무궁화는 오늘 졌지만 내일 다시 피어나는 다함이 없는 무궁(無窮)한 꽃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학봉 김성일(金誠一, 1538~1593)은 그의 저서 『학봉일고』(鶴峯逸稿)의 「無窮花」(무궁화)라는 시에서 "名花百日又無窮"(명화백일우무궁: 좋은 꽃 백일피고 또다시 무궁하다), "萬化誰探無極翁"(만화수탐무극옹: 만물 중에서 그 누가 무극옹을 찾아보나)라고 노래하여 무궁화를 무궁하고 무극한 꽃으로 인식했음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그의 시를 추사체로 써 보았다.

 

 

 

무궁화 / 학봉 김성일

 

 

名花百日又無窮(명화백일우무궁) 좋은 꽃 백 일 피고 또다시 무궁하여

脈脈西墻相倚紅(맥맥서장상의홍) 끊임없이 서쪽 담서 붉게 꽃을 피우누나

客來亦有無邊趣(객래역유무변취) 객이 와서 또한 역시 가없는 흥 있나니

萬化誰探無極翁(만화수탐무극옹) 만물 중에 그 누가 무극옹을 찾아보나

 

대한민국 무궁화 미술대전에 출품하려고 그림도 그려보았다. 나 나름대로 나라를 사랑하고 무궁화 꽃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하트 표시가 나게 그렸다. 어차피 문인화는 사의성이 있기에 사실보다 작가의 의도가 더 중시되는 것이다. 사의성(寫意性)이란 사물의 외형보다는 내재된 뜻을 표현하는 것으로 화가의 생각이나 의중을 표현하는 화법이다. 따라서 사물 그대로 똑같이 그리려고 하기보다는 내적인 표현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나의 무궁화 그림에서 나의 의중이 잘 읽혀지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