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오늘도 곰국이다
헤스톤
2014. 4. 9. 17:41
오늘도 곰국이다
오십대가 제일 무서워한다는 곰국
마누라가 곰국을 끓였다
한달도 넘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어디 갈 거냐고
얼마나 있을 거냐고 묻지 않았다
이상한 꽃 찾지 말고
화단에 물이나 주라고 했지만
상상의 세계는
과거의 인연들을 이리저리 엮으며
이곳저곳으로 날라 다닌다
어렸을 때 우연히 보았던
이웃집 누나의 뽀얀 속살같은 국물
뽀얀 속살이 방안 가득하다
봄바람도 살랑살랑 흔들어 대지만
함부로 다닐 수 없는 지천명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은밀하게 찾아온 잡념들과 노닐다가
국물 한 숟갈 뜨는데
그 속에서 마누라 얼굴이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