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해야 돼? 말아야 돼?
일반적으로 운동은 건강을 우선으로 여긴 것이지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도 한다. 다른 사람이나 상대편 보다 잘 하거나 이기거나 골을 성공시키거나 정상에 오르거나 하면서 갖는 즐거움으로 스트레스를 날리고 심신의 건강을 증진시킨다. 그런데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많다. 운동중에서는 특히 골프가 그런 것 같다. 왜 이렇게 뜻대로 안되는 지 스트레스 풀러 갔다가 오히려 받고 오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이 것을 배운 지 어언 13년이 지났지만 10여년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운동이라면 못하는 편은 아니었는 데 마음대로 안된다. 달리기는 그래도 잘하는 편에 속해 반이나 과의 대표주자로 나간 적도 있고, 구기종목이나 평행봉 등도 중간 이상은 한 것 같은 데 이 놈의 골프는 왜 이렇게 잘 안되는 지 모르겠다. 상체에 비해 하체가 약한 탓인 지, 유연성이 너무 떨어진 탓인 지 스트레스를 풀러 갔다가 스트레스를 받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니 이거 계속해서 해야 되는 것인 지 말아야 되는 것인 지.
와이프는 운동과 거리가 먼 사람인데 골프만큼은 잘 한다. 집에 싱글패도 있고 정규 골프장은 아니지만 홀인원도 하였다. 어쩌다 스크린 골프라도 같이가면 나보다 적어도 10타이상 잘 치니 겉으로는 칭찬도 해주고 박수도 쳐 주지만 신경질도 난다.
단순히 맑은 공기 마시며 걷기운동을 한 댓가로는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다. 그래서 자주 필드에 가지 못하게 되고, 자주 못 가다보니 가끔 나가서 스트레스를 받고 오고 그런 것 같다. 차라리 그 시간에 등산을 하거나 산보를 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해 본다. 시간과 금전이 많이 들어가다보니 안 좋은 시각도 남아 있는 이 것을 계속 해야 돼? 말아야 돼?
평탄한 잔디밭에서 점잖게 하는 것도 아니고 각종 방해요소를 만들어 놓고 하는 게임이다 보니 재미가 있기도 하다. 물 웅덩이나 모래 구덩이도 만들어 놓고 나무나 바위가 있기도 하고 코스도 꾸부려 놓는 등 각종 함정을 파 놓고 하는 운동이다. 그런데 그게 재미있어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도 못 나가면 근질거리게 하는 것이니 거 참 이상하다.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도 그리고 스트레스를 자주 받아도 재미가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일 게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가격을 대폭 인하했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너무 비싼 편이다. 현재가격으로는 서민대중운동이라고 할 수 없다.
이제부터는 그냥 즐기도록 하여야 겠다. 인생도 즐기고 시간도 즐기고 경치도 즐기는 것이다. 안 할 거라면 모르되 계속 이 운동을 한다면 말이다. 대개 초급수준을 벗어날 정도되면 골프가 인생의 축소판이니 종교니 하면서 무슨 도인처럼 말하고 바둑처럼 고수와 하수를 구분하고 그러는 데, 적어도 즐기는 마음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