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 2

명필은 붓을 가린다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목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은 말로 좋지 않은 글씨가 붓 때문이라고 억지를 쓰는 사람들에게 주로 쓰이는 말이다. 글씨를 제대로 쓸 수 있는 능력부터 갖추라는 꾸지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영어 속담으로는 "A bad workman blames his tools"이다. 능력 없는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성찰하기보다는 도구 탓만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나는 최근 집 근처 자치회관의 문화 프로그램에 있는 서예에 등록을 하였다. 첫 번째 수업 날이었다. 사실 어느 곳이나 독특한 냄새가 있다. 즉, 수업분위기라는 것도 조금씩 다르고, 장소 나름의 규칙이라는 것도 있다. 여러 사람이 반갑게 맞아주어도 역시 새로 접하는 장소인 탓으로 샌드위치..

나의 이야기 2023.02.23

생각나는 숫자 인생

올해는 2023년이다. 새천년이 왔다고 환호성을 지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때로부터 벌써 23년이 흘렀다. 천을 두 번이나 지난 그 이천을 빼고도 스물셋~ 이렇게 숫자를 적으면 1년이 23번이나 지났으니,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다시 실감하게 된다. 23년 전인 2000년에 난 종합기획부 차장으로 있으면서 국회출입을 열심히 했다. 은행생활 중 아마 그때가 나의 황금시대이었던 것 같다. 윗사람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생활한 시절이었다. 그 후 2002. 1월 여의도지점장으로 발령을 받았으니 은행에서 비교적 잘 나가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었다. 더 이상의 승진은 없었다. 은행 생활은 행원 4.5년, 대리 8.5년, 차장 7년, 지점장 9.5년으로 도합 29.5년의 청년과 중년의 시절을 보냈..

나의 이야기 2023.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