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서예 횡설수설(3)

헤스톤 2022. 10. 23. 09:00

 

3. 서체 이야기

 

서예에 있어서 문자는 대상이며, 서체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서예에 발을 담그고 있거나, 담가보았던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지만, 한문서예의 서체로는 크게  5가지가 있다. 즉, 五體(오체)라는 것으로 만들어진 순서대로 나열을 하면 전서(篆書 ), 예서(隸書), 해서(楷書), 행서(行書), 초서(草書)이다.

 

(나의 뒤에 있는 글씨를 오른쪽부터 보면 해서, 예서, 행서체이다)

 

이에 대하여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을 비롯하여 학자들의 주장을 일일이 옮긴다면 자루해질 뿐만 아니라 쉽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에 간단하게 언급하고자 한다. 이하 서체에 대하여 인터넷, 백과사전 등을 참조하였다. 

 

(1) 篆書(전서) 

 

먼저 전서는 한자의 고대문자, 즉 갑골문자를 토대로 한 글자로 대전(大篆)과 소전(小篆)을 아울러 칭한다. 대전은 주나라 선왕(기원전 827~782 재위)때 만들어졌으며, 소전은 진나라 때 대전을 간략하게 정비하여 만든 글자이다. 오늘날 전서(篆書)라고 할 때는 대개 소전(小篆)을 말하며, 좌우가 대칭이 되는 방정(方正)하고 길쭉한 모양이 특징이다. 자획도 많고 복잡하다.

각종 서예대전에 걸려있는 전시 작품에서 예술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도대체 무슨 글자인지 알기 힘들다. 솔직히 나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것으로 보는데, 획수도 너무 많고, 굵기도 단조로워 어떤 작품이 잘 쓴 글씨인지도 판단하기 힘들다.    

 

(인터넷에 있는 사진임)

 

(2) 隸書(예서)

 

예서는 전서에 이어서 이루어진 서체이다. 예서가 발생한 것은 전서보다 쓰기가 편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즉, 전서가 너무 복잡하여 쓰기 쉽도록 변화시킨 서체로, 예서라는 말은 "전서에 예속하는 서체"라는 뜻이다. 전서의 자획을 간단하게 줄이고 붓으로 쉽게 쓸 수 있도록 반듯하게 만든 글자체로 너울거리는 물결 모양새와 가로획의 끝을 오른쪽으로 빼어 쓰는 특징이 있다. 즉, 전체적으로 납작하고 수평적이며 가로획의 한 획이 波勢(파세-횡획의 수필에서 붓을 누르면서 조금씩 내리다가 오른쪽 위로 튕기면서 붓을 떼는 방법으로 예서의 특징임)를 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외 예서의 특징을 간략히 말하면,  (a) 원필과 방필로 쓴다. (b) 한 글자에 파책이 중복되지 않는다. (c) 자형의 가로, 세로 비율이 3:2이다.

 

(나의 자작시 예서 작품)

 

(3) 楷書(해서)

 

해서체는 후한말에 한예(漢隸)의 파책(波磔)을 변화시키고 여기에 점(點)·탁(啄)·도(桃)·적(趯)을 더하여 만들어진 방정한 서체로, 당나라 때는 예서라고 불렀으나 현재는 해서라고 한다. 주로 공문서에 이용된 양식이며, 글자의 모서리가 깔끔하고 다양한 두께의 곧은 획이 특징이다. 즉, 예서에서 발전한 것으로 바르게 또박또박 쓰는 글씨이다. 한자의 정체(正體)로써 진서(眞書) 혹은 정서(正書)라고도 한다. 주로 공문서에 이용된 양식이며, 글자의 모서리가 깔끔하고 다양한 두께의 곧은 획이 특징이다. 해서는 현재 사용하는 표준 서체와 인쇄체의 전형으로 남아 있다. 

 

좀 더 구분을 해본다면 해서는 북위해(北魏楷 : 일명 魏體)와 당해(唐楷)로 분류된다. 북위해는 북조시대의 해서체로 예서에서 해서로 옮겨가는 과도기적 서체이며, 아직 예서에서 완전히 탈피하지 못하여 방필(方筆) 위주의 방정하고 묵직한 필법을 보여준다. 이것은 북위시대의 비(碑)·석각(石刻)·마애·조상(造像) 등에 새겨진 문자에서 그 전형을 찾아볼 수 있다. 당대는 해서의 성숙기로 글자체가 정련되어 표준의 서체가 완성되었다.

 

 

 

(나의 자작시 해서 작품)

 

참고로 나는 서예에 처음 입문할 때 북위체로 육조체라고 하는 해서체부터 배우기 시작하였다. "장맹룡비" 책으로 시작을 하였는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또박또박 쓰는 정서이기에, 서예를 시작한다면 이 글씨체로 기초를 다져야 한다고 본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다.

 

서예 육조체와 관련하여 나의 拙詩(졸시)를 올리며 행서와 초서의 서체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다루고자 한다.

 

 

서예 육조체

 

날카롭지 못하면 시작도 하지 마라

부드러운 곡선은 필요없다

칼같이 각을 잡는다

각이 잡히지 않으면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으며

존재 자체를 무시한다

부러질망정 휘어지는 것은 없다 

 

엄중하지 못하면 시작도 하지 마라

한치의 흐트러짐도 용서할 수 없다

빈틈없이 들어찬 먹물로

약한 모습은 존재하지 않는다

춘풍(春風)은 없다

추상(秋霜)만 있을 뿐이다

자신을 이렇게 단련시키며

직진으로만 사는 사람도 있다

 

 

(나의 작품으로 육조체로 쓴 황진이의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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