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문장

나의 詩書畵(시서화)

헤스톤 2022. 3. 30. 18:10

壬寅年(임인년) 3월도 이제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간혹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감에 깜짝 놀라곤 한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마음에 쏙 드는 글이나 글씨, 그림 등 내세울만한 작품 한점 없는데, 

어느덧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 그냥 슬프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낸 것은 아니다.

임인년 3월도 글씨와 그림에 매달리며 그렇게 보냈다.

 

詩人(시인)의 본분은 무엇일까? 당연히 시를 짓는 일일 것이다.

시인이 시 쓰기를 게을리 한다면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봄을 맞이하여 漢詩(한시) 한수 읊어 보았다.

 

제목은 迎春自覺(영춘자각)으로 "봄을 맞이하여 본분을 깨닫는다"는 글이다.

 

迎春自覺

 

梅鵲傳春信(매작전춘신)

微風促作詩(미풍촉작시)

萬物見美觀(만물견미관)

受任歌眞氣(수임가진기)

 

매화와 까치가 봄소식을 전하니

부드러운 바람이 시 짓기를 독촉한다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보이니

임무 받잡고 순수한 본질을 노래하리라

 

 

 

위 시를 쓰며 고민하였던 글자 몇 개 적어 본다.

먼저 오언절구 한시 특성상 아무리 자유시라고 할지라도 음악성과 통일성 유지 차원에서 최소 2구와 4구의

끝 운은 맞춰야겠기에 詩에 氣를 넣었다.

作詩에 어울릴 수 있도록 眞氣를 쓰게 되었다.

다은 첫 구 세 번째 글자를 처음엔 知로 쓸까 하다가 梅와 鵲이 무슨 지식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기에 傳으로 썼다.

두 번째 구 첫 글자를 柔로 쓰려다가 風에 더 어울리는 글자를 찾아 일반적으로 익숙한 微로 쓰게 되었다.

세 번째 글자는 要로 썼다가 勸으로 바꿨다가 밤새 고민 끝에 促으로 결론지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 人변이 너무 많아져서 또 고민했는데, 이 시 자체가 궁극적으로 사람의 본분을 깨달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에 사람 人은 많이 들어가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그와 관련된 고민은 멈추기로 하였다.

세 번째와 네 번째의 見과 歌는 다른 글자로 고쳤다가 다시 돌아왔다. 특히 歌와 관련해서는 읊을 吟으로

바꿀 것인지에 대하여 一刻(일각)을 고민하다가 바꾸지 않기로 했다.

 

그림에서 글씨는 내가 제일 자신 있는 해서체로 쓸까 하다가, 봄과 어울리지 않게 너무 딱딱한 것 같아 예서체로 썼다.

낙관 글씨는 본문이 해서체가 아니기에 자연스럽게 행서체로 쓰게 되었다.

그림은 예서체 글씨와 어울리게 큰 가지는 1파 3절로, 중간 가지는 창, 작은 가지는 화살을 염두에 두었다.

 

내가 시인인 것은 맞지만, 서예가나 화가가 아닌 점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 서, 화 모두 아직 서툽니다.

블친들의 넓은 이해 바라며, 올봄엔 모두 좋은 일이 생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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